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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진짜 가족의 의미를 찾아서

by 꾸준한 루디 2025. 6. 26.

 

1. 피터 퀼의 아버지,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조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유쾌한 팀을 꼽자면 단연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일 것입니다. 그들의 두 번째 여정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2017)**는 더욱 깊어진 캐릭터 감정선과 가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유머와 감동을 절묘하게 버무린 작품입니다. 전편이 팀의 결성과 우주적 모험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 영화는 각 인물의 과거와 내면에 초점을 맞추며 감정적으로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피터 퀼과 그의 아버지 에고 사이의 갈등, 욘두의 희생, 각 캐릭터 간의 관계성은 관객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이번 영화의 중심 갈등은 피터 퀼(스타로드)이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에고’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에고는 스스로를 ‘셀레스티얼’이라 부르며, 신에 가까운 존재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처음에 피터는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과 그 출처를 알게 되며, 아버지와의 재회를 반가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에고의 목적이 단순한 가족 상봉이 아닌, 우주 전체를 자신의 의지로 덮으려는 계획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단순한 부자 상봉의 감동을 넘어서,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피터는 자신이 꿈꾸던 ‘아버지와의 재회’가 허상이었음을 깨닫고, 오히려 자신을 어릴 때부터 지켜온 욘두가 진짜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하게 됩니다. 피터가 “욘두는 내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결국 피터는 유전적 관계보다,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낸 시간과 희생, 사랑이 가족을 이루는 조건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메시지로 느껴집니다.

 

2. 각자의 상처와 화해의 여정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는 전편보다 훨씬 더 각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특히 네뷸라와 가모라 자매의 갈등은 감정의 골이 깊고 진지하게 다뤄지며, 마침내 그 속에 담긴 외로움과 고통이 드러납니다. 타노스에게서 받은 학대와 경쟁 속에서 자란 두 자매는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들은 싸움을 멈추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길을 택하며, 진정한 화해를 이룹니다.

 

드랙스 역시 전작보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는 여전히 거칠고 솔직한 언행으로 웃음을 주지만, 그 속에 숨겨진 아내와 딸에 대한 그리움이 종종 드러나며, 캐릭터의 감정선이 입체적으로 변합니다. 특히 그는 맨티스를 ‘못생겼다’고 반복해서 말하면서도 그녀에게 마음을 열고, 동료로서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진심은 말보다 행동에서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로켓 라쿤은 욘두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늘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두는 이유를 성찰하게 됩니다. 욘두는 “넌 나랑 똑같아. 다가오려는 사람을 밀어내고 도망치지”라고 말하며, 로켓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왔음을 지적합니다. 이 대사는 단순한 동물 캐릭터를 넘어, 로켓이 가진 외로움과 상처를 이해하게 만드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3. 유쾌한 팀워크 속에 숨겨진 깊은 감동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시작부터 아기 그루트가 귀엽게 춤추며 전투를 배경으로 여는 장면은 시리즈 특유의 감성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캐릭터 간의 유머 넘치는 대화와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들은 전편보다 더욱 세련되고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유쾌함 속에도 영화는 끊임없이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장 강렬한 감정선은 단연코 욘두의 마지막 희생입니다. 그는 끝내 자신을 괴롭히던 에고를 따르지 않고, 피터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어놓습니다. “나는 너를 구해줬다. 왜냐하면 나는 네 아빠니까.”라는 말과 함께, 우주에서 죽어가는 욘두의 모습은 깊은 슬픔과 함께, 그가 진정한 가족이었음을 강하게 각인시킵니다. 그의 장례식 장면에서는 우주 곳곳의 무법자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함대를 보냅니다. 이는 욘두가 단지 가디언즈 일원에게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진심을 보여준 인물이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또한, 마지막 엔딩 크레딧 속에는 여러 개의 중간 장면이 등장하며 향후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입니다. 특히 아담 워록의 탄생을 암시하는 장면은 이후 마블 세계관의 확장을 예고하는 중요한 떡밥이기도 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는 단순히 히어로 팀의 활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 우정, 용서, 희생 등 보편적이면서도 깊은 주제를 다룹니다. 화려한 시각효과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캐릭터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조명하며,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웃음과 눈물이 함께 공존하는 이 영화는, 특히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께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